작년 19년 12월 19일은
겨울이를 만난 날이었습니다.
저는 잘 몰랐는데 엄마가 2-3주 내내
삐쩍 마른 고양이를 봤다고 합니다.
그냥 그저 데려올 생각은 안 하시고
'아휴, 쟤를 어떻게 하나, '만 외치셨다고 해요.
솔직히 데려올 마음 먹는 것도 쉽지 않고
데려와서도 쉽지 않은 것은
너무나 당연합니다.
저한테 말하면 데려올거라는걸
아셔서 조금 망설이고 계시다가
얘가 밥도 못먹고 (안 그래도 회색 고양이라서 )
꾀죄죄하게 돌아다니는
모습에 저한테 그냥 말하셨습니다.
회색 고양이가 집을 나온 건지 쫓겨난 건지 추위 속에서
계단에 앉아있다고 말이예요.
저는 고양이를 한 번도 안 키워 봤지만 오랜 랜선 집사라서
밥이나 주자는 생각에 마트에
고양이 사료를 사서 ( 길냥이 사료?)
집 주변 얘가 출몰한다는 장소에
사료를 조금조금씩 뿌려놨습니다.
혹시 몰라서 추르도 사고요.
유독 한 곳에서만 뿌려놓은 사료가
없어지길래 거기를 집중 공략했습니다.
출근하기 전에 밥 놓고 가고 퇴근해서도 확인하고..
그러다가 2-3일 뒤에 고양이를 처음 봤는데
딱 봐도 길냥이의 포스가 안 느껴지고 (사람을 유별나게 무서워하는?)
게다가 장모 냥이라서 아... 집냥이 었겠구나 했습니다.
추르를 꺼내서 고양이 앞에서 흔드니 경계하면서도 졸졸졸
오더라고요. 그리고 먹을 때 살짝 만지니까 움찔하기는 하지만
사람 손길에 크게 거부감이 없는 모습.
그리고 마른 갈비뼈에 엉켜있는 털.
눈물이 다 나오더군요.
그리고 실제 온도는 -5도 정도였지만
인간 체감 온도가 -10 이상인데 고양이들도 얼마나 춥겠어요.
추르를 3개나 먹는 모습을 보고 아, 데려와야겠다.
하다못해 임보라도 해야겠다. 결심했습니다.
물론 가족들 허락도 다 맡았고요.
그때 체중을 달아보니 3.3? 키로 정도였어요.
페르시안 남아인데 고양이 중에서도 체격이 큰
친군데 저 정도면 극심한 기아상태인 것 같았습니다.
(현재는 5킬로)
그때 쓴 고민 글, 후기글이 있습니다.
gall.dcinside.com/board/view/?id=cat&no=1193626
냥줍해도 될까요? - 동물-야옹이 갤러리
오늘 12월 18일 집 옆 대리석 계단에 찬바람을 그대로 맞으며 멍때리고 앉아있는 고양이를 발견했습니다. 사진은 못찍었구요 ㅠ 사람을 상당히 경계하다가도 추르를 내미니까 추르가 뭔지 아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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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냥줍해도 되냐고 물어본 사람입니다. - 동물-야옹이 갤러리
안녕하세요~ 어제 아침 대리석 계단에 있는 고양이 퇴근하고 집에 데려오려고 아무리 해도 보이지를 않더라구요.새벽에도 많이 나가 봤는데 없어서 ㅠㅠ 하고 있다가오늘 아침 눈 뜨자마자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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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찌나 마르고 털도 짧고 불쌍한지
처음 고양이 사진을 찍어서 카페에 올렸더니
털이 짧아서 페르시안 믹스 같다 하시더라고요.
근데 웬걸. 털도 점점 나날이 풍성해지고
수염도 아주 길어지더라고요.
그래서 현재의 겨울이에 이르렀습니다.
사설이 너무 길었네요.
오늘은 딱 겨울이가 집에 온 지
1년 된 날이니까 소소하게
생일 파티를 해줬습니다.
다른 집사님들 보면 풍선도 부시고
휘황찬란하게 하던데 저는 마침 출근하는 토요일이라서
그 정도까진 못 해 드리고 소소하게 좋아하는 간식들로
케이크를 만들어 줬습니다.
아쉽게도 휘핑크림 같은 종류는 주인님이 못 드시더라고요.
그래서 그냥 고구마, 웰 그롬, 연어 트릿, 참치 추르로 만들어 드렸습니다.
예상 모식도 먼저 보시겠습니다.
고구마 층과 추르 크림, 장식은 트릿으로.
막상 만드려니 저 크림 부분을 흉내내기 힘들더군요.
추르가 너무 찐득해서 비닐 짤에서 안 나오려고..
그래서 추르는 위에 살짝 얹어주고
중간층은 웰 그롬으로 대체했습니다.
초는 아크릴 부분이라서 괜찮겠다 싶은 다이소 제품.
그리고 동물용 수제 케이크와
인간용 케이크까지 샀습니다.
저희 집 산 중 호걸 고양님의 생일잔치인데
케이크 세 개쯤이야 ^^
다행히 호걸님이 잘 드셨다고 합니다.
호걸님,
만수무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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